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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머스 리포트[굿파머스 리포트 17호] 굿삐의 북한취재 3편: 굿삐가 본 평양의 가금기지들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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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에 관한 내용은 픽션이며, 문헌조사를 바탕으로 해당 내용을 작성했음을 밝힙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

다음날 아침

평양 교외에 자그마한 농촌마을이 나의 숙소이다. 내각 농업성 관계자들이 나름 신경을 써서 잡아준 숙소라 편하게 잤다. 긴장한 여행이라서 그런지 자리에 눕자마자 잠들어 아침까지 정신을 잃은 것처럼 잤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아홉 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어제 입었던 옷을 빨래를 해서 옥상에 널었다. 상쾌한 날씨였다. 제법 가을 냄새가 났다. 고추잠자리들이 여기저기로 날아다니고, 동네 아이들이 잠자리채를 가지고 뛰어 다니는 풍경이 보기 좋다. 바람이 없어 숙소마당의 기대에 매달린 인공기는 축 늘어져 있었다.


나는 깨끗하게 정돈한 새 날개옷을 꺼내 입고 숙소를 나와 전철역(붉은 별 역)까지 걸었다. 어제 충전을 위하여 역 주변에 주차해 놓은 바이크를 찾기 위해서이다. 출근 시간이 지난 평양거리는 마치 죽은 듯이 휑하여 사람 그림자도 거의 없었고, 대부분의 상점들은 닫혀있었다. 거리의 갖가지 소음이 평소보다 한층 또렷이 울리고 있다. 굽 높은 구두를 신은 여자가 딱딱 소리를 내며 아스팔트 도로를 가로지르고 전철 차고 옆에서는 네댓 명의 아이들이 빈 깡통을 나란히 세워두고 그걸 겨누어 돌을 던지고 있었다.


차고에는 어제 만났던 분이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바이크를 내주었다. 바이크에 대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다가, 안내원의 눈치를 보고 단념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내가 바이크에 오르자 그는 내 옷차림과 바이크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내 가방과 날개옷을 보며 빙긋이 웃었다. 나도 방긋이 웃어주었다.


나를 태운 바이크는 상쾌한 동음을 울리며 달렸다. 바람과 함께 흘러가는 거리와 사람들 오래된 건물들이 나를 반겼다.


룡성 닭 공장 

평양에는 닭고기와 닭 알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룡성닭공장, 만경대닭공장, 서포닭공장, 하당닭공장들이 있다. 오늘은 룡성구역에 위치한 닭공장과 메추리 공장을 보기로 하였다.

룡성구역 지도 (출처: 평화문제연구소)

룡성구역은 동쪽으로 평양직할시 은정구역과 삼석구역, 남쪽으로 평양직할시 대성구역, 서쪽으로 평양직할시 순안구역과 형제산구역, 북쪽으로 평안남도 평성시를 접하고 있다. 면적은 96.6㎢이고, 인구는 19만 5,891명(2008년)이다. 룡성구역(龍城區域)은 1959년에 평안남도 순안군의 일부 지역과 평양시 대성구역의 청계리·화성리를 병합하여 구역이 신설되면서 형성된 지명이다. 이는 구역의 남쪽에 위치한 룡성동에서 유래하였는데, 룡성은 원래 평양부 임원면 룡성리지역으로 이곳에 있던 도룡동마을의 ‘룡(龍)’자와 능성(綾城) 마을의 ‘성(城)’자를 합성한 이름이다.


숙소에서 30분 남짓이 달려 만경대 닭공장보다는 작지만 제법 규모가 있어 보이는 건물 앞에 멈추었다. 평양에서 동북으로 조금 떨어진 주변에 자리한 공장은 조비산, 청룡산, 빙장산으로 병풍처럼 둘러막힌 공장은 수의방역조건이 아주 좋은 명당자리이다. 50대 후반의 남성 두 분이 마중 나와 있었다. 지배인과 당위원장이란다. 형제처럼 키도 170cm 정도 같고 태닝을 많이 한 사람처럼 구리 빛 얼굴이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지배인으로부터 공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룡성닭공장은 1966년 4월 건설을 시작하여 그해 10월에 조업된 닭고기생산을 위한 비육전문 공장이다.

“공장이 들어앉은 골안은 넓고 아늑하며 앞에는 대동강의 지류인 합장강이 흐른다. 공기오염이 없는 참으로 묘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 공장은 2004년에 전국적으로 조류독감이 휩쓸 때에도 그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고 공장지배인이 말하였다.


총 부지면적이 수십만㎡인 공장에는 생산건물, 생산보조건물, 편의봉사건물 등이 훌륭히 꾸려져있다. 수십 개 호동으로 이루어진 생산건물에는 비육사, 종금사, 후보사, 부화실이 있다. 이들이 생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종자 닭의 효과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장에서는 종전에 비해 기일이 짧으면서도 생산성이 높은 새 품종의 고기용 닭을 도입하고 선진적인 사양관리방법으로 마리당 산란율을 60%이상 높이고 종란의 이용률은 85%이상 끌어올려 건강한 병아리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에서는 복합미생물 발효사료시설, 닭털 단백사료생산시설, 단백질 사료보장을 위한 곤충생산시설을 꾸려놓고 사료의 단백수준을 높이고 흡수율을 높이고 대용사료생산기지도 이용하고 있다. 후보, 비육 등 계통별에 따르는 닭 사양관리의 종합 컴퓨터화 실현, 온도수감부에 의한 자동공기갈이도입, 자화수와 레이자물처리장치의 도입 등 생산 공정의 현대화를 실현하여 1인당 닭 관리수를 늘이고 육성률은 90%이상, 도살시 몸무게는 1.5㎏이상을 보장하고 있다.




지배인과 당위원장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공장을 나섰다.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 물어보니 역시 사료였다. 기술이나 설비가 부족한 것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지만 곡물사료가 부족하여 마리 수를 줄일 때는 정말 가슴이 아프다는 것이다. 지배인과 당위원장의 친절한 눈빛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공장을 나섰다.


룡성 메추리 공장

다음 목적지는 룡성 메추리 공장이다.


메추리는 몸집이 작은 귀여운 가금이며 야생에서 서식하는 것을 산업용으로 길들이기 시작한 것은 100년도 못된다. 메추리는 번식이 빠르고 기르기도 편하며 알도 많이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추리는 생산물 단위당 사료소비가 비교적 적고 한 해에 270~280개, 최고 500개까지의 알을 낳으며 고기와 알은 영양가가 높아 영양식품으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1977년에 평양시 룡성구역에 전문 메추리공장을 건설하였고 그 후 삼석구역에도 메추리공장을 배치하였다. 메추리가 많이 배치된 지역은 평양시, 함경남도, 황해남도, 자강도, 남포시이다. 룡성구역, 삼석구역, 해주시, 옹진군, 황주군, 함주군, 정평군, 고원군, 신포시, 단천시, 함흥시, 강서구역, 와우도구역, 룡강군은 우리나라의 주요 메추리 산지이다.


룡성 메추리 공장은 룡성 닭 공장에서 나와 북쪽으로 난 국도를 따라 평성시로 넘어가는 방향으로 도로 왼쪽 산지에 배치되어 있었다. 메추리가 작은 가금이어서인지 공장의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자그마한 체격의 메추리 공장 기사장님이 마중 나와 있었고 함께 공장을 돌아보며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생명체를 다루는 분이어선가?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공장에서 메추리사육은 작은 케이지에서 사육하고 있었다.



부화된 새끼들을 온도, 습도 및 환기가 적절하게 유지된 육추실에 일정 수씩 넣는다. 사료 적응훈련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물에 사료를 개어주거나 새끼들을 위한 사료를 조제하여 물과 함께 공급하고 있었다. 기사장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목 부분의 색깔을 관찰하여 암수를 구별할 수 있으며 구별된 암컷은 산란실에 옮기기 전까지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하여 사료와 물을 충분히 공급하고 필요에 따라 영양제, 어분 등을 사료에 혼합하여 공급한다고 하였다. 다자란 암컷은 산란실로 옮겨 케이지에서 사육하면서 알 생산에 참가한다.


수컷이나 중성인 메추리를 분류하여 고기생산을 목적으로 따로 사육하고 있었다. 전등 또는 난로, 환풍기 등을 사용하여 사육에 적당한 온도, 환기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신기하였다. 흰색의 작업복을 입은 젊은 여성근로자들이 일정 시간마다 알을 걷고 파란(깨진 란)을 골라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기사장의 이야기에 의하면 공장에서는 종란을 생산하기 위하여 건강한 암수를 일정 비율로 함께 사육하며. 일정 기간이 지나 산란능력이 떨어지면 폐조 처리시켜 고기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장에서는 전염병 또는 질병 예방을 위하여 주기적으로 육추실(育雛室:병아리를 기르는 방), 산란실, 장비, 시설물 등을 깨끗이 청소하고 소독을 해준다. 부화실이 공장의 측면에 따로 있지만 사정상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기사장의 설명에 의하면 이 공장에서는 전력을 에너지로 하는 부화기를 자체로 제작하여 사용하여 종란을 부화하고 있다. 마지막 공정에서 알 및 고기를 판매하기 위하여 포장을 하여 평양시 상업망을 통하여 판매를 한다고 하였다.

공장이 조업한 초기에는 메추리 개체수도 많고 메추리알 생산도 괜찮았다는 것이다. 현재는 곡물사료가 부족하여 메추리와 토끼사육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기사장의 눈빛은 어둡고 슬퍼 보였다.



공장을 돌아보고 숙소로 가기위해 도로에 나서니 사방에 어둠이 깔렸다. 도로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만 불은 켜지지 않아 어두웠다. 주변의 건물들에도 불빛은 보이지 않았다. 가끔 가다가 작은 전조등이 보이기도 하였지만 전반적으로 어두웠다. 북쪽의 전력사정이 긴장하다는 이야기는 사전교육을 통하여 알았지만 실제로 체험을 하니 마음도 어두워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남과 북의 차이가 너무도 크다는 것을 실감하며 숙소로 향하였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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