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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머스 리포트[굿파머스 리포트 23호] 굿삐의 북한 취재 9편 : 사리원 닭 공장과 축산연구소에서의 마지막 취재

202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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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


6월도 중순을 넘어선 아침이다. 북녘이라서 그런가? 이제야 훈훈한 바람이 분다. 5월 내내 비가 오고 쌀쌀한 날이 계속되다가 단오(端午)가 지나고 하지(夏至)가 가까워지니 더위가 느껴진다. 조만간 더위가 사람들과 동물들 그리고 나무들을 못살게 할 것 같다.


여기 북녘은 봄내 비도 많이 오고 기온도 차서 농민들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닌 것 같다. 여기 농민들은 비닐 박막도 없이 비료도 부족한 상태에서 모를 키우고 모내기를 하느라 더 고생이란다. 날씨라도 잘해주면 무엇이 덧나나? 살짝 하늘을 보며 원망의 눈길도 보내 본다.


오늘은 이번 북한 취재의 마지막 날이 될 것 같다. 코로나19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조류인플루엔자까지, 지속하는 방역상황으로 여기 “비상방역 사령부”(여기는 코로나19 방역을 전쟁처럼 생각하고 방역 기관명도 사령부라고 정식 부른다.)가 더 이상의 지방취재를 허용하질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굿파머스 본부에서 다른 지역 취재도 해야 한단다. 마음 같아서는 떼를 써서라도 하루 더 연기해서 해주까지만 보려고 했지만, 비상방역 사령부의 결정을 전달하는 안내원의 얼굴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 지금까지 취재를 허용해 준 것만도 배려이고,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사리원 축산학 연구소를 보는 것으로 이번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내가 징징거리지 않고 바로 응하자 안내원의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


우리를 태운 차는 평성을 출발하여 평양을 거쳐, 남쪽으로 달렸다. 약 3시간 정도 달린 것 같다. 어쩌면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창을 내리고 스치듯 지나가는 도시의 건물과 푸르러가는 들판, 그리고 사람들을 마음에 담았다. 전반적으로 올 때보다 활기가 적어 보이는 것이 알려 마음속 한편이 젖어 든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봉쇄 조치로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활력이 없고 침체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는 내 마음을 알아챈 듯 차 안에서 안내원이 사리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주었다.


사리원


사리원은 평양시의 남쪽 관문 도시이며 황해북도의 소재지(행정중심도시)이다. 사리원은 중부 조선의 교통상 요지의 하나로서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남부는 은파군, 동부와 북부는 봉산군, 서부는 황해남도 재령군과 인접하고 있다.


사리원은 이조 시기 황해남도 봉산군에 속하여 있으며 1910년부터 봉산군 소재지로 되었다. 사리원이라는 이름은 조선 초기부터 이용됐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당시 사리원이 행정단위의 명칭으로 가 아니라 역원(驛院), 역참(驛站)으로 기록되어 있다. 즉 상원리, 사리에 있는 역원이라 하여 사리원이라 하였다. 해방 후 1947년 6월 봉산군에서 갈라져 사리원시로 되었다. 1954년 10월 황해도가 남도와 북도로 갈라지면서 황해북도의 소재지(행정중심지)로 되었다. 2021년 6월 현재 행정구역은 31동 9리이다.


<그림 1> 황해북도 사리원 행정구역과 정방산에서 보이는 사리원 전경


한반도 남북, 동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 사리원은 1970년에 개건, 신설한 계획도시로, 2002년 현재 인구 30만의 중소도시이다. 1)2018년 현재 근로하는 사람 총수의 60.1%가 노동자이며 도시인구는 77%, 농촌 지역 인구는 23%로 추정된다.


사리원은 한반도의 북과 남, 동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로 해방 전에 탄광이 개발되고 섬유공업 등 산업과 제분, 양조, 농기구 제조 등 가공업과 경공업이 형성되어 있었다. 해방 후 일부 산업이 새로 형성되고 농촌에서 집단 경리가 발달하면서 황해북도 산업의 중심으로 되었다.


사리원은 역사적으로 조면, 제분 공업이 발달하여 왔다. 해방 이후 농업, 광업, 경공업이 발달하고, 기계공장과 방직공장이 건설되었다. 주요 산업은 기계와 금속가공 공업, 건재 공업, 비료, 방직, 식품, 피복, 일용품 등이다. 공업 총 생산액에서 중앙공업이 71.6%, 지방공업이 28.4%를 차지한다.


축산학 연구소


사리원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먼지바람을 맞으며 토사도로를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아담한 건물 앞에 차가 멈추었다. 여기가 바로 북녘의 축산업 전체를 연구한다는 농업과학원 축산연구소이다. 생각보다 건물이 크지 않고 소박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키가 크고 등이 약간 굽은 연구소장과 중년 여성이 나와 우리를 맞아 주었다.


축산학 연구소는 황해북도 사리원시 성문 동에 있는 국가급 과학 연구기관으로 축산업의 전문화, 집약화, 현대화를 실현하는 데서 발생하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연구하고 있다. 농업과학원 산하 연구기관으로, 1959년에 농업과학위원회 수의·축산연구소로 신설되어 1963년 9월에 수의·축산연구소에서 분리되어 축산학 연구소가 되었다. 축산학 연구소는 설립되어 60년간 요크셔, 햄프셔, 랜드레이스, 버크셔, 체코 화이트 등의 품종을 북한 기후풍토 조건에 맞게 개량하여 보급하였다.


대표적인 개량품종은 피현 돼지, 자모 돼지, 흰 띠 돼지, 자산 돼지 등이다. 이외에 화대 가는 털 양, 조선 염소, 자산 갈색 토끼, 자산 회색 토끼, 사리원 흰토끼 등의 새 품종들을 개발하였으며 북한 축산부문에서 사료의 영양 가치 평가와 가축 종류별 사료 기준, 애국 풀, 칡 등 영양 가치가 높은 사료작물을 연구하여 보급하였다. 또한, 거친 사료의 미생물 처리 방법, 균체 단백 사료 등 대용단 백질 사료와 사료 가공과 이용에서 나서는 과학기술 문제들을 해결하였다.


현재 축산학 연구소에서는 소, 양, 염소, 돼지 등 생산성이 높은 가축 품종의 육성, 합리적인 사료와 사양관리 방법, 초지 조성과 이용, 가축 관리의 종합적 기계화, 자동화를 위한 전면적인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 산하에는 소, 양과 염소 연구실, 돼지 연구실, 토끼 연구실, 사양관리 연구실, 사료작물 연구실, 단백 사료연구실, 초지연구실, 축산 기계화 연구실 등 학문 단위별로 여러 연구실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 밖에 현대적인 실험설비를 갖춘 실험실들이 있으며, 국내 여러 곳에 가축 종류별로 전문화된 시험장들이 마련되어 있다.


연구소장은 축산학 연구소는 새로운 가축 품종 및 계통의 육성과 합리적인 교배 방법, 주체적인 사양 수준 결정, 배합사료 처방, 새로운 사료 첨가제, 가축우리의 합리적인 형태와 구조, 가축 관리 공정의 자동화 등의 연구에서 성과를 만들어낸 공로로 1988년 12월 ‘국기훈장 제1급’을 수훈하였다고 자랑하였다.


마치며...


연구소장의 사려 깊은 설명을 들으며 축산학 연구소의 어제와 오늘을 알 수 있었다. 북녘의 축산업 발전에서 축산학 연구소가 미래에도 많은 연구성과를 내기를 축복하며 연구소 정문을 나섰다. 본래 일정에는 사리원 닭 공장도 돌아보게 되어있지만, 개성까지 걸리는 시간도 있고 하여 연구소에서 취재를 마감했다.


개성에 도착한 나는 어려운 취재 길에 함께한 안내원을 통하여 농업성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꼭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생각해 보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정이었지만 북녘 축산업의 이모저모를 파악할 수 있었고, 정도 들었다.


좋은 시절이 와서 굿파머스 식구들과 함께 다시 와 그들과 함께 허리띠를 풀어 놓고 냉면도 먹고 대동강맥주도 마시면서 한반도 축산의 발전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남기고 그리운 식구들이 기다리는 서울로 향했다.



1)황해북도 사리원 출신 북한 이탈 주민 인터뷰 자료에 기초하여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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