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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머스 리포트[굿파머스 리포트 14호] 꿀렁이의 불시착 7편: 꿀렁이의 마지막 이야기, 그리고 이별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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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

꿀렁이의 마지막 이야기, 그리고 이별

장마철이다. 차가 목장을 가까이 하면서 비가 멎고 여기저기 햇볕이 쏟아진다. 우산을 챙기지 않고 떠난 것을 방금까지 후회하던 나로서는 다행한 일이다. 사실 사무실과 집 사이를 주로 대중교통으로 오고가는 출퇴근길에 장맛비에 노출되는 구간이 거의 없어 나는 우산을 챙기지 않는 편이다.


굳이 다른 이유를 말하자면 나는 이상하게 우산만 들고 나가면 잃어버린다. 그래서 비 몇 방을 맞는 것이 우산을 잃어버리고 아쉬움에 스트레스 받고, 마누라 잔소리에 귀가 아픈 것 보다는 그냥 다니는 편이 훨씬 편하다고 생각한다.


검은 구름이 덮여 우중충한 하늘의 덩이구름사이로 간간이 해 빛이 비쳐드는 목장지구를 바라보는 내 기분도 우중충하다. 왜 그러는지 이유도 안다.


꿀렁이와의 만남이 오늘로 마지막 일 수도 있다는 불안을 애써 털어내며 목장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코로나 19가 만든 새로운 인사법으로 서로를 터치하고 웃었다. 마스크로 입과 코가 가려져 눈만 보이지만 웃을 때 반달이 되는 눈이 인상적인 분이다.


전문가👨‍⚕️: 안녕하세요?

사장님😷: 네 어서 오세요 꿀렁 이가 많이 기다립니다.

전문가👨‍⚕️: 오늘 인가요? 꿀렁이 보내는 날이…

사장님😷: 네 이제 11시경에 안락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전문가👨‍⚕️: 그래요 …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면서 말문이 막힌다. 북한에서 수의사로 일하면서 많은 가축을 도축하였지만 꿀렁이가 간다고 생각하니 차오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 어떻게 넘어온 곳인데… 얼마 살지도 못하고 가야하는 꿀렁이를 볼 자신이 없었다.

사장님도 그러는 내 마음이 이해되시는지 재촉을 하지 않고 서계셨다.


한 참을 지나 방제복으로 갈아입고 축사로 들어가니 꿀렁이가 한쪽 구석에 홀로 있었다.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잡으며 나는 꿀렁이게 다가갔다.


전문가👨‍⚕️: 좋은 아침!

꿀렁이🐖안녕? 왔어요?

전문가👨‍⚕️: 그래…


나는 울컥하여 더 말을 잊지 못했다. 그러는 나를 바라보며 꿀렁이가 말을 이었다.


꿀렁이🐖그러지 마세요, 선생님, 그래도 좋은 곳에서 좋은 대접을 받은 것만 해도 어디예요.


꿀렁이는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전문가👨‍⚕️: 그래도…


내가 진정을 못하니 오히려 꿀렁이가 나을 위안했다.


꿀렁이🐖북쪽의 친구들도 이런 좋은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좋겠어요. 나 혼자만 알고 가자니 그게 좀 아쉬워요. 선생님이 내 이야기를 꼭 북쪽 친구들에게 전해줘요.

전문가👨‍⚕️: 그래, 약속 하마.

꿀렁이🐖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전문가👨‍⚕️: 북한의 가축방역에 대하여 이야기 해줘…


나와 꿀렁이는 약속이나 한 듯이 북쪽으로 난 오솔길로 걸음을 옮기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북한의 수의방역구조

북한에서 수의방역부문은 내각 농업성의 수의방역국이 최고 방역기관이며 각 도, 시(군) 지역단위로 상, 하위 피라미드형 구조로 되어 있다. 노동당 농업담당부서가 수의방역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내각 농업성의 축산총국 산하 수의방역국은 수의약품생산 및 공급, 가축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세부 정책을 작성하고 집행한다.


수의방역국의 수의방역 조직은 수의, 방역, 약품생산 및 공급 부서로 구분되어 있고 중앙수의방역소1)와 국영목장의 정책을 직접 집행하는 국영목장관리, 가축의 수출입검역을 담당하는 동물검역기관2)이 있다.


지방조직으로 수의방역 정책을 집행하는 도 협동농장경리위원회 수의축산 처와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 수의축산과가 존재한다. 도 협동농장경리위원회 산하 수의방역 조직으로는 국영목장에 관한 수의방역 정책 집행을 담당하는 도수의방역소와 도 국영목장관리국 수의과가 있으며,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 수의축산과 산하 수의방역 조직으로는 국영목장에 관한 수의방역 정책 집행을 담당하는 군수의방역소를 두고 있다. 이들 지역 수의방역소는 가축 ‘위생관리’를 담당하고, 가축전염병 예방 사무와 가축질병진단, 사육 위생관리 지도를 담당하고 있으며 전국에 도, 시 군을 단위로 하여 200여개 소가 설치되어 있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수의방역기구는 먼저 직접기구와 간접기구로 분류하며, 직접기구는 상설기구와 비상설기구로 나뉜다. 상설기구는 수의방역소, 가축병원, 수의초소, 수의방역대, 국경수의 검역소 등이며, 비상설기구는 수의비상방역위원회3), 기동방역대 등이 있다. 간접기구에는 수의약품공장, 수의기술일군 양성기관, 수의과학연구기관이 있다.

수의방역소

북한에서 수의방역소는 가축들의 병을 전문으로 예방·치료하는 수의 방역기관으로 정의된다. 수의 방역소의 업무는 가축들의 병을 예방하기 위한 과학연구사업과 치료예방사업을 진행하며 축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북한의 중앙, 도(직할 시), 시, 군(구역)단위에 배치되어 있으면 북한지역에 약 200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농업지도기관(내각 농업성, 도 농촌경리위원회 수의축산처, 군 협동농장경영위원회 축산과)의 행정적지도와 상급 수의방역기관의 기술 지도를 받는다.


노동당의 예방의학 방침을 선전하고 방역규율을 세우며 병의 발병상태를 조사등록하고 예방을 위하여 면역, 구충 등을 진행한다. 가축의 이동, 도살, 축산물 검사를 진행하고 수의인증서류를 발급한다. 수의약품, 기구, 기자재의 공급과 그 사용법을 만들고 집행한다. 민간요법과 선진기술을 보급한다.

수의방역시설

북한에서 수의방역시설은 가축들에게 전염성 질병이 발생하거나 유행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만든 시설로 정의된다. 수의방역시설은 가축의 집단사육장과 수의방역기관, 수의검역기관들에 설치하고 운영한다. 수의방역시설에는 방역초소, 방역울타리, 격리실, 검역실, 사체처리장(죽은 집짐승처리장), 도축장(위생도살장), 수의실, 두엄(퇴비)처리장 등이 있다. 방역초소에는 접수, 소독발판, 소독기구, 탈의실, 목욕탕 운송기재 소독장, 등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북한의 가축 전염병 발생과 대책현황

북한지역에서 구제역등 가축전염병은 한국전쟁 전후한 시기인 1949-1960년대와 극심한 경제난이 있던 1990년대 이후 대유행하였으며, 그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간헐적인 유행이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2001년 3월 북한은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기 위하여 국제수역사무국(OIE: Office International des Epizooties)의 회원국이 되면서 가축질병이 발생될 경우 이 사실을 OIE에 보고함에 따라 과거와 달리 전염성질병의 발생 사실을 대외에 공개하는 사례들이 여러 차례 확인되고 있다.4)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최근 북한의 가축질병 발병에서 전염성질병과 기생충병 발병수가 가장 많으며 그중 기생충병의 발병 수가 많은 것은 가축 사양단위에서 위생상태가 양호하지 못하며 여러 가지 조건으로 가축들의 구충이 잘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수의방역체계의 공백은 전염병의 대유행의 가능성을 증가시킴은 물론, 북한 주민의 보건위생도 인수공통전염병의 감염과 같은 심각한 위해요소에 노출시키고 있다. 더 나아가 북한 지역의 급성전염병인 구제역과 같은 가축 전염병이 바람, 물 등에 의하여 남한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5) 휴전선에 인접한 국영 및 개인 축산시설에서 배출되는 감염된 가축의 분뇨, 폐사된 가축에서 발생하는 각종 병원성 물질들은 인접 하천과 지하수, 매개동물 등을 통하여 우리 측의 가축 농가에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난에 기인된 문제점들 이외에도 북한 당국이 주민의 보건위생 보다는 체제유지에 초점을 둔데 따른 수의방역부문의 문제도 존재한다.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을 약화시킨다는 명목으로 발생된 전염병을 대내외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야기가 거의 끝날 쯤, 방제복을 입은 방역성원들과, 목장 사장님이 우리 쪽으로 다가 왔다. 나와 꿀렁이는 거의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의연하게 대처한다고 하였지만 이별은 아픈 것이 틀림없다. 살아가면서 많은 이별과 상봉을 경험하였지만 이별에 적응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다시금 절감하게 하는 순간이다.


꿀렁이🐖잘 있어…


머뭇거리던 꿀렁이가 먼저 인사를 했다.


전문가👨‍⚕️: 그래 잘 가…


나는 목이 메어와 더 말을 있지 못하고 있다가 겨우 말했다.


전문가👨‍⚕️: 그동안 고마웠다.

꿀렁이🐖나도 선생님을 만나서 좋았어요, 그리고 좋은 대접을 받다가 가니 참 좋아요, 그동안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나는 말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만나자 이별이란 이런 것이구나, 얼마 되지 않는 기간이었지만 정이 들대로 들었다. 그래서인가, 눈물이 멈추어지지 않는다.


'잘 가라 꿀렁아, 다시 만날 수 없지만 항상 잊지 않을 거야, 그리고 북녘의 친구들도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될 그날을 위해 언제나 노력할게 믿어줘…'


꿀렁이며 사라지는 꿀렁이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으로 약속했다. 그날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 그리고 꼭 다시 만나자고…


이런 노래가 생각난다.


우리서로 헤어져도 잊지를 말자, 가시길이 막아서도 잊지를 말자.

기다려라 기다려, 북녘친구야 자유통일 그날 오면 다시 만나자.



굿파머스 리포트 <꿀렁이의 불시착> 마침



1) 중앙수의방역소에 분장된 주요업무는 다음과 같다. 축산물 안전성, 소 이력 관련업무, 수의 및 동물용 의약품관리(동물용 의약품의 기준 설정, 정보수집, 제조 및 공급지도, 단속, 사용기준 준수지도 등)와 사료의 관리 및 감독(사료의 안정성 및 사료첨가제에 관한 기준 및 규격 설정, 검정 및 조사 등), 가축보건에 관한 업무와 위생기술보급, 가축위생에 관한 기획․조사, 전염병 방역․예방, 가축병원체․위생기준관리, 가축위생협정, 국제수역사무국에 관한 사항, 수출입, 동물검역소 조직 및 운영, 동물 및 축산물 검역 등의 업무가 있다.


2) 내각 수의방역국에 소속되어 있던 검역기관이 대외경제위원회 산하로 이전하여 동식물검역관리기관으로 국경, 항만, 공항 등에서 국경검역을 전문으로 진행하고 있다.


3) 경제적 손실이 큰 위험한 전염병이 발생되었거나 다른 나라에서 전염병이 침입할 위기에 있을 대 조직되는 비상설기구이다. 전국적인 비상방역위원회는 내각의 승인을 받아 농업성이 조직하며 일부 지역적인 수의비상방역위원회는 농업성의 승인을 받아 해당 지역 농업지도 기관에서 조직한다. 농업 지도기관과 수의방역기관 수의사들과 필요에 따라 해당 부문 일군(당, 행정, 법)들로 조직한다.


4) 현재까지 매체보도 또는 OIE 보고로 공개된 북한 지역의 구제역 발생은 2006년 1월, 2007년 3월, 2008년 7월, 2010년 2월, 4월, 12월, 2012년 1월, 2014년 2월 여덟 차례, 조류독감 발생은 2005년 2월, 2013년 4월, 2014년 4월 세 차례로 확인되었다.


5)구제역 확산에는 무생물적 요인으로는 바람, 물 등이 관여되며, 생물적 요인으로는 매개생물, 사람, 교통수단 등을 들 수 있다.; 김정수, “구제역 정책실패로 인한 환경문제와 시민과학”, 󰡔환경사회학연구 15(1)󰡕(한국환경사회학회, 2011), 89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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