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머스 리포트][굿파머스 리포트 22호] 굿삐의 북한취재 8편: 평안남도 수의방역소와 인공수정소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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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



저녁을 먹은 뒤 주변산책을 간단히 하였다. 오전에 비가 내려서 저녁에 별을 못 보겠네? 했지만 

다행히도 오락가락하는 구름사이로 별자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 와서 저녁마다 별을 보는 재미가 있다. 평성은 평양보다 별이 더 잘 보인다. 

안내원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 하니 웃으면서 “ 평성이 하늘하고 조금 더 가까워서 그럴 거요.”한다. 정말 그럴까? 하고 자료를 보니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평성시는 낮은 중간지대에 속하며 총 영역의 절반이 해발 100~200m 수준에 위치해 있다. 

지형은 대체적으로 청룡 산줄기가 뻗어 있는 서부지역이 높고 남동부지역으로 가면서 점차 낮아졌다. 

청룡 산줄기(靑龍山-)에는 청룡산(靑龍山, 547m)이 솟아 있다.


망원경은 없지만 맨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느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난을 하듯 구름 사이로 보이기도 하고, 

숨기도 하는 별자리는 어릴 적 동심을 이끌어 내기에는 너무도 충분한 것 같다. 북두칠성과 백조자리, 독수리자리, 거문고자리를 볼 수 있었다. 

흔히 칠월칠석에 오작교 없이도 만난다는 견우와 직녀성 위로 백조자리와 데네브가 뚜렷했다. 

이전에는 해마다 한 번씩 만날 수 있다기에 애처로운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부러운 생각이 든다. 

70년 세월 서로 못보고 살아가는 우리민족이다. 밤하늘에서 별을 바라보면서 

나는 그냥 만날 수만 있어도 행복한, 만나서 밥 먹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한 또 다른 세계를 꿈에서 보았다.


눈을 뜨니 해가 중천에 올랐다. 큰일 났다. 간만에 늦잠을 잤더니 몸이 개운하기는 하다. 대충 준비하고 서둘러 나서니 안내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은 평안남도 수의방역소와 인공수정소이다. 따스한 햇살에 마른 도로위로 먼지가 가볍게 날린다.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있어 오늘일정은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림1> 평안남도 수의방역소와 인공수정소



도 수의방역소와 인공 수정소는 평성역 근처에 있었다. 

숙소인 장수산 호텔에서 역전까지 달리다가 우회전하면 석탄공업대학이 있고 대학을 지나 철길을 건너면 바로 보이는 5충 건물이다. 

개발하는 과정인 것처럼 무엇인지 부족한 느낌이 나는 건물들이 여기저기 서있는 경지가운데 있었다.

중키에 단단한 체구를 가진 도 수의방역소장과 인공수정소장이 나와 우리를 반겨주었다. 

서로 인사를 나눈 우리는 소장실로 향하였다. 도 가축방역소장이 북녘의 수의방역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했다





중앙 시스템



북한의 수의방역시스템은 당 아래 내각, 그리고 지역단위로 상, 하위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당 농업부문이 수의방역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면,

 내각 농업성의 축산총국 및 국영목장관리국 산하 수의방역부처는 예방, 치료 및 수의약품, 가축질병에 관한 세부 정책을 작성하고, 집행하게 된다.

중앙시스템은 농업성 내 수의방역 조직으로 수의방역의 행정실무를 담당하는 ‘수의방역국’질병 진단, 약품의 생산과 공급을 담당하는 중앙수의방역소가 있다.


중앙수의방역소에 분장된 주요업무는 다음과 같다. 

축산물 안전성, 소 이력 관련업무, 수의 및 동물용 의약품관리(동물용 의약품의 기준 설정, 정보수집, 제조 및 공급지도, 단속, 사용기준 준수지도 등)와 

사료의 관리 및 감독(사료의 안정성 및 사료첨가제에 관한 기준 및 규격 설정, 검정 및 조사 등), 

가축보건에 관한 업무와 위생기술보급, 가축위생에 관한 기획․조사, 전염병 방역․예방, 가축병원체․위생기준관리, 가축위생협정, 국제수역사무국에 관한 사항,

 수출입, 동물검역소 조직 및 운영, 동물 및 축산물 검역 등의 업무가 있다.


다음 수의방역부분 연구를 담당한 농업연구원 수의연구소와, 가축의 수출입검역을 담당하는 동물검역소가 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가축전염병이 발병할 경우 비 상설조직으로 비상방역위원회가 조직된다.



<그림 2> 북한의 수의방역 중앙시스템 자료: 저자작성



북한의 방역시스템은 직접기구와 간접기구로 구분하며, 직접기구는 상설기구와 비상설기구로 나뉜다. 

상설기구는 수의방역소, 가축병원, 수의초소, 수의방역대, 국경수의 검역소 등이며, 비상설기구는 수의비상방역위원회1), 기동방역대 등이 있다. 

간접기구에는 수의약품공장, 수의기술일군 양성기관, 수의과학연구기관이 있다.


한편, 수의방역 연구와 개발과 관련한 학술연구기관으로 국가과학원 농업연구원 산하에 수의학연구소2)가 있으며, 

유일한 수의축산전문대학인 평성수의축산대학과 각 지방농업대학에 수의축산 학부를 두고 있다.





지역 시스템



수의방역 지역 시스템은 소유관계에 따라 구분된다. 협동소유는 도 단위에 협동농장 공동 축산업과 개인부업축산의 수의방역 정책을 집행하는 

도 협동농장경리위원회, 수의축산처와 도 수의방역소가 있으며, 군 단위에는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 수의축산과와 군수의방역소가 존재한다. 

그리고 말단 조직으로 생산단위인 각 협동농장에서 수의축산 담당부원과 수의사를 통하여 수의초소를 운영한다.


군 단위에 있는 수의방역소는 지역 내 협동농장 및 개인부업축산에 대한 가축 ‘위생관리’를 담당하고, 

가축전염병예방과 가축질병진단, 위생관리 등에 대한 지도를 담당하고 있으며, 

전국에 도, 시 군을 단위로 하여 200여개 소가 설치되어 있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국가소유의 축산업에는 도 단위에 국영목장관리국 수의방역과가 있고 각 국영목장, 기업소, 공장들에 수의방역대와 수의 방역초소가 있다. 

국영목장 및 공장 수의방역대는 지역의 수의방역소와 횡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기 단위의 가축질병예방과 치료, 위생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림3> 지역 수의방역시스템 자료: 저자작성







수의방역소




북한의 수의방역기관은 가축들의 병을 전문으로 예방·치료하는 기관으로 정의되며 정식명칭은 “수의방역소”이다. 

수의방역소의 업무는 공식적으로 가축들의 병을 예방하기 위한 과학연구사업과 치료예방사업을 진행하며 축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북한의 중앙, 도(직할 시), 시, 군(구역)단위에 배치되어 있으면 북한지역에 약 200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농업지도기관(내각 농업성, 도 농촌경리위원회 수의축산처, 군 협동농장경영위원회 축산과)의 행정적지도와 상급 수의방역기관의 정책적 지도를 받는다.


노동당의 예방의학 방침을 선전하고 방역규율을 세우며 병의 발병상태를 조사등록하고 예방을 위하여 면역, 구충 등을 진행한다. 

가축의 이동, 도살, 축산물 검사를 진행하고 수의인증서류를 발급한다. 수의약품, 기구, 기자재의 공급과 그 사용법을 만들고 집행한다.

민간요법과 선진기술을 보급한다.







인공수정소





도 인공 수정소는 각 시군에 인공수정사업소를 두고 도안의 가축육종 및 새끼생산을 위한 정액생산 및 보존, 그리고 수정을 담담하고 있는 조직이다. 

북한의 가축품종 선정과 도입은 1960년대 이후부터 구소련과 몽고,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종축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소규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종축 보존과 개량은 구소련과 몽골, 종축체계는 구소련과 폴란드, 등에서 기술 연수와 유학이 진행되어 선진기술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들어서 경제난과 자금부족으로 기술교류가 상당한 정도로 부진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도 인공수정소장은 “짧은 기간 안에 가장 효과적으로 보다 많은 가축을 개량시키는 방법이 인공수정이다.”며, 

우수한 ♂가축의 유전형질을 ♀가축에 전달시켜 보다 우수한 새끼를 생산케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소와 돼지, 염소, 토끼, 닭을 중심으로 발전된 수정기술을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자랑도 했다.


예를 들어 암소의 우유생산능력이 연간 4천5백∼5천㎏밖에 안 된다 해도 여기에 1만㎏ 이상의 능력을 가진 우수한 씨젖소를 교배시키면,

거기서 생산된 새끼의 우유생산능력은 1대 새끼의 경우 적어도 7천㎏이상의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공수정사업은 세계적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다.

인공수정은 노력과 경비가 적게 들고 손쉽게 가축의 자질을 개량할 수 있다는 이점이 더 높이 평가되고 있다. 

소의 경우 ♂의 1회 정액 사정량은 5∼10㏄. 1㏄당 정자수가 10억에 이르고 있어 한번 사정할 때의 정자 수는 50억∼1백억이나 된다. 

그러나 수태에 필요한 정자 수는 보통 1억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자연교배 때는 ♂소 한마리가 1회에 ♀소 1마리밖에 교배할 수 없으나 인공수정을 하면 1회 정액채취량으로 적어도 1백 마리에 수정을 시킬 수 있다. 

연간으로 따지면 ♂소 1마리는 자연교배만 시킨다면 ♀소 30∼60마리밖에 상대할 수 없으나, 

인공수정을 시키면 적어도 1만 마리까지 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수컷이 필요치 않으므로 수컷의 사육경비도 절감시킬 수 있다.


북한에서 가축인공수정 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76년 평성수의축산대학에서 돼지의 인공수정을 시도한 것이 처음이며, 

이후 농업성이 소와 돼지에 대한 인공수정사업에 착수했고 정부도 80년대 후반부터 인공수정 사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전국 200백 개 시·군에 가축인공수정소를 설치했다.

인공수정이 가축개량에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종자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냉동정액을 수입, 부족분을 충당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돼지의 인공수정은 우량 원종돈이 별로 보급되어있지 않아 우량종돈 도입·인공수정 확대보급이 시급한 형편이다.


두 기관을 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북한축산업이 시스템은 만들어져 있지만 경직된 제도와 재원의 부족이라는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북한의 경제 및 소유관계 체계가 사회구성체로서 계획위주경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집단주의 구현이라는 개념의 지배를 받고 있다. 

누구나가 다 평등한 삶의 필요성과 그 객관적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집단주의에 기초한 계획경제에 집착한 결과 

경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법론은 부재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수습 불가능하고 계획적이지도 못한’중앙집권체제를 대체할 대안은 무엇인가? 

객관적으로 말하면, 자원의 합리적인 배분, 시장원리에 기초한 합리적 가격, 완전한 자율성이 보장된 기업의 경제활동, 균형 있는 계획에 기초한 정부의 관여, 

국제사회와 경쟁할 수 있는 개혁적이고 개방적인 제도의 보장이다.


내일은 하루 쉬기로 했다. 연속적인 일정이기도 하고 일요일이다. 평성에서의 일정도 이제는 마무리가 되었고, 어디로 갈 것인지는 아직 미정이다. 

본래 계획은 전국투어를 하는 것이지만 잘되어야 사리원과 해주를 보고 돌아갔다가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코로나 19가 우리의 투어를 방해하고 있다.




1)경제적 손실이 큰 위험한 전염병이 발생되었거나 다른 나라에서 전염병이 침입할 위기에 있을 대 조직되는 비상설기구이다. 

전국적인 비상방역위원회는 내각의 승인을 받아 농업성이 조직하며 일부 지역적인 수의비상방역위원회는 농업성의 승인을 받아 

해당 지역 농업지도 기관에서 조직한다. 농업 지도기관과 수의방역기관 수의사들과 필요에 따라 해당 부문 일군(당, 행정, 법)들로 조직한다.


2)수의학연구소는 평양시 용성구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방 후 

수의방역사업을 위하여 1946년에 조직된 수의생물약품생산과 과학연구 사업을 병행하는 가축위생연구소가 조직되었으며 

1952년 과학원이 창립되면서 농산학연구소에 수의학연구소를 내왔다. 1958년에 이 연구실은 수의축산연구소로 승격되었으며, 

1963년 8월 수의축산학 연구소에서 전문화된 수의학연구소가 분리되었다. 

수의학연구소는 북한지역에서 발생하는 가축전염병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과학연구 사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연구소에는 전염병연구실, 기생충연구실 등 여러 연구실들과 종합실험실, 시험목장 등을 갖고 있다.; 

평화문제연구소․과학백과사전출판사, 󰡔조선향토대백과 1󰡕,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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